제1차 전쟁의 원인은 통로의 운영권이었다. 항성과 행성은 내재 가치가 아무리 크더라도 통로가 연결되지 않으면 실질 가치는 무의미했다. 초기 변방 거주지에 설치된 웜홀은 대부분 중심부연합의 기관들이 제작하고 운반했다. 입구의 소유권과 개폐권도 중심부에 있었다. 거주지는 통로를 통해 사람과 물자를 받았으나, 통로를 언제까지 열어둘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없었다. 중심부는 안정화 비용을 부담하는 쪽이 운영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변방 거주지는 생존에 필요한 통로를 중심부가 닫을 수 있다면 자치권은 이름뿐이라며 반박했다. 양측의 주장은 각자의 입장에서 합리적이었다. 분쟁은 한 변방 거주지가 허가량을 초과해 물자를 반입하면서 시작됐다. 중심부가 입구의 출력을 제한하자 거주지의 자치 정부는 현지 관리시설을 점거했다. 중심부는 통로를 폐쇄했고 자치 정부는 다른 항성계의 입구를 확보하려고 무력을 사용했다. 작은 전투에서 시작된 분쟁은 순식간에 은하계 전체로 번졌다. 전쟁 중 양측은 상대의 군대보다 먼저 상대의 통로를 닫았다. 전투가 없는 거주지에서도 의약품과 생명유지시설의 부품이 끊겼다. 통로를 장악한 쪽이 전투에서 이겨도, 통로를 잃은 곳의 사망자는 되돌릴 수 없었다.
종전협정은 통로의 제작비를 부담한 연합과 통로에 의존하는 변방 거주지의 권한을 분리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등록 거주지는 개폐 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중심부는 일방적인 폐쇄권을 포기했고 거주지는 유지비의 일부를 공동으로 부담했다. 협정은 등록되지 않은 거주지와 기준 인구에 못 미치는 거주지를 보호하지 않았다. 그것까지 포함하면 모든 통로를 유지할 재원이 없었다. 승전과 패전은 결정됐지만 어느 장소까지 보호할 것인지는 다음 시대로 넘어갔다.
전쟁기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발견됐다. 서로 다른 항성계의 보고서가 같은 전투의 시작과 종료를 다른 순서로 기록하고 있었다. 종전협정은 책임을 배분했으나 책임을 판단할 공통의 시간은 마련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