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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 인물편

1. 최초의 결손 관측자(들)

최초의 인간 관측자의 이름은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그가 이름이 남을 만한 일을 했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97외곽권 복사측정소에서 나온 에너지 결손 보고서는 사람이 남긴 가장 오래된 보고서 가운데 하나였다. 이 보고서보다 앞서 제417광자보존표준체가 광자의 결손을 기록한 일이 있었지만, 두 기록이 같은 현상을 가리킨다는 사실은 훨씬 뒤에야 밝혀졌다. 제97외곽권 복사측정소의 인사기록에는 관측일에 근무한 사람이 넷으로 나온다. 한 명은 측정실 담당자였고, 한 명은 냉각장치 정비사였으며, 나머지 둘은 서로 다른 시간대에서 장비를 감시했다. 누가 광자 하나의 결손을 처음 보았는지는 기록되지 않았다. 후대의 역사가들은 근무교대표와 식사기록, 측정장치에 남은 손의 압력까지 조사했다. 후보는 세 명으로 줄었다. 네 번째 근무자는 관측 시각에 심한 배탈로 인해 화장실에 들락거렸다는 사실이 밝혀져 결손의 첫 인적 관측을 놓친 사람으로 유명해졌다. 그는 생전에 받았던 수많은 표창과 특허권보다 그 일로 더 오래 기억됐다. 나머지 세 사람의 이름은 보관자료가 압축되면서 사라졌다. 후대는 그들을 하나의 인물로 묶어 ‘최초의 결손 관측자’라고 불렀다.

측정소에서 일한 사람들의 주된 업무는 정해진 수의 광자를 보내고 같은 수가 도착하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모두 자동화된 일이라서 그들의 일은 특별한 훈련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들을 힘들게 한 것은 업무가 아니라 무료함이었다. 그들에게 광자 측정 오류는 기이한 사건은 아니었다. 아주 가끔 측정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면 검출기를 식히고, 선을 점검하고, 검사 모듈을 초기화한 후 다시 측정했다. 그들은 우주보다 장비를 먼저 의심하도록 교육받았다. 좋은 교육이었다. 우주는 언제나 멀쩡했고 장비는 자주 고장 났기 때문이다. 최초 측정에서 광자 하나가 부족했다. 재검사에서도 역시 하나가 부족했다. 담당자는 다른 근무자들을 호출하여 재검사를 시작했다. 배탈이 난 직원을 제외한 세 명이 다시 신중하게 측정을 시작했다. 세 사람이 함께한 첫 검사에서는 하나가 부족했지만, 뒤이은 열 번의 검사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완벽하게 정상이었다.

호출된 두 명의 동료는 정상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들은 장비를 교체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게 뭐냐고 당장 본부에 따져야겠다고 불평만 늘어놓았다. 물론 그 말들이 마음에 없는 소리라는 걸 담당자는 잘 알고 있었다. 동료들이 자신들의 구역으로 복귀하자 담당자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검사 기록을 삭제할 수 있었다. 모두 허용오차 안의 수치였다. 차트로 측정장비를 내리친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열 번의 측정값은 동일한 조건이라고 보기에 충분했다. 오류를 기록하지 않으면 일과를 제시간에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기록하면 원인란과 위험등급, 재검사 결과를 작성해야 했다. 그는 기록했다. 보고서 제목에는 ‘광자 소멸’ 대신 ‘복사계수 일시 불일치’라고 썼다. 원인란에는 ‘미확정’, 위험등급에는 가장 낮은 값을 입력했다. 그는 발견을 과장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우지도 않았다.

7년 뒤 같은 담당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과거 보고서를 다시 열람했다. 당시 결손은 천억 번의 전송 가운데 일흔세 번으로 늘어 있었다. 그는 다른 측정소의 유사기록 여섯 개를 찾아 중앙항로안전원에 제출했다. 제출문은 짧았다. ‘각 기록은 독립적으로 의미가 없으나 방향이 모두 같다.’ 그 문장은 그의 유일한 육성에 가까웠다. 목소리도 얼굴도 남지 않았으므로 후대의 연극에서는 배우들이 그 문장을 읽을 때마다 서로 다른 성격을 만들어냈다. 어떤 작품에서는 겁 많은 기술자로, 어떤 작품에서는 진실을 밝힌 영웅으로 등장했다. 물론 둘 다 근거가 없었다. 그가 무엇을 믿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은하 전체가 위험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낡은 검출기의 결함을 찾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보고서의 문체에는 공포도 흥분도 없었다. 점검을 마치고 퇴근하려는 사람의 문장만 있었다.

관측자의 이후 생애도 확인되지 않는다. 같은 식별번호가 십구 년 뒤 장비교체 신청서에 나타나지만 동일인인지는 알 수 없다. 신청 사유에는 검출기가 지나치게 오래됐다고 적혀 있었다. 그 신청은 예산부족으로 기각됐다. 만약 새 장비가 설치됐다면 결손은 더 일찍 증명됐을 수 있다. 물론 새 장비의 자동보정 기능이 작은 결손을 오차로 제거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역사는 어느 쪽이 은하를 구했을지 판정하지 못했다. 최초 관측자는 영웅이 아니었다. 영웅이 될 만큼 확신하지 않았고, 영웅이 되지 않을 만큼 정직했다. 그가 남긴 보고서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현재 영향 없음.’ 그 판단은 정확했다. 그의 현재에는 정말 아무 영향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