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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 인물편

7. 순다르 파텔 - 미수에너지를 만든 회계감사관

순다르 파텔은 보이지 않는 재산을 보이도록 만들어 은하경제를 위기에서 구했다. 그 재산은 훗날 은하에서 가장 큰 자산이 됐다. 파텔의 전문분야는 회계 장부의 양쪽 숫자를 같게 만드는 일이었다. 한쪽에 100이 들어오고 다른 쪽에 99가 나가면 사라진 1이 어디에 있는지 이름을 붙여야 했다. 광자 결손은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숫자였다. 발전기업들은 그 차이가 너무 작아 손실로 기록했다. 그런데 결손률이 커지자 정상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던 기업들마저 장부상 파산하기 시작했다. 발전소에는 불이 켜져 있었지만 회사에는 돈이 없어 흑자 도산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지경에 이르렀다. 파텔은 첫 파산기업의 감사를 맡았다. 그는 회사가 숫자를 조작했을 것으로 생각했다. 세 달 동안 모든 발전소와 계약서를 조사했지만 조작은 발견되지 않았다. 생산한 에너지와 고객이 받은 에너지 사이의 차이가 실제로 존재했다. 그는 물리학자들에게 에너지가 사라졌는지 물었다. 물리학자들은 사라졌다고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관측하지 못한 다른 곳에 존재할 가능성이 있었다. 파텔은 그 대답을 회계언어로 번역했다. 찾지 못했지만 존재한다면 확정된 손실이 아니라 받을 수도 있는 재산이었다. 파텔은 ‘미확인 회수가능 에너지’라는 항목을 제안했다. 파산법원에서는 이름이 너무 길다고 불평했다. 파텔은 회수될 때까지 매번 긴 이름을 쓰는 것이 불편하다면 빨리 회수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법원은 명칭을 미수에너지로 줄였다.

파텔이 제출한 회계처리개정안은 결손의 10퍼센트만 자산으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준비금으로 남기는 매우 보수적인 방안이었다. 적용기간도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로 제한됐다. 정부는 시장 충격을 우려해 발표 전까지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 언론사는 사안의 중대성을 이유로 시민의 알권리가 우선이라며 개정안을 먼저 보도했다. 공포에 빠져 있던 시장은 즉시 안정됐다. 정치권은 법률 개정을 서둘렀고, 의회는 이미 마련돼 있던 개정안을 며칠 만에 통과시켰다. 발전기업들의 파산이 멈췄고 중단됐던 개척지 건설이 재개됐다.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지 않았다. 파텔은 금융위기를 끝낸 사람으로 불렸다. 그러나 그는 자기 이름이 붙은 상을 거부했다. “나는 에너지를 찾지 않았습니다.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다른 칸으로 옮겼을 뿐입니다.” 그 말은 겸손으로 받아들여졌다.

파텔은 미수에너지를 담보로 대출하는 데 반대했다. 숫자를 다루는 데 누구보다 능숙했지만, 빚에 대해서만큼은 유난히 두려움이 컸다. 외곽284항성계 출신인 그는 자신의 집안이 가난한 이유가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열네 세대에 걸쳐 누적된 빚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수학적 재능은 그를 그 빈곤에서 빠져나오게 했지만, 가족 대부분은 여전히 같은 곳에 남아 있었다. 파텔은 빚이 겉으로는 물질을 담보로 삼지만, 실제로는 미래의 시간을 저당 잡는 일이라고 믿었다. 지금 가진 것이 부족하니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끌어다 쓰는 것이 빚이었다. 처음에는 합리적으로 보였다. 미래의 생산과 소득이 현재의 부족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텔은 미래가 현재의 빚을 갚아 주기는커녕, 더 큰 빚을 넘겨받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다. 그는 그것을 ‘시간에 빚을 녹이는 일’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가 이런 이야기를 집에서 하면 그의 아내는 늘 비슷하게 대답했다. “당신은 돈 이야기를 하면서 왜 항상 우주가 망하는 데까지 가요?” 파텔은 그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아내에게 자신이 고아라고 소개했던 것이다.

파텔은 미수에너지 회수방법이 생기기 전에는 장부의 균형을 맞추는 임시자산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금융기관은 자산으로 인정된 것을 담보로 쓸 수 없다면 자산이 아니라는 판결을 법원에서 받아냈다. 미수에너지 거래시장이 열렸다. 아직 찾지 못한 에너지에 미래의 가격이 붙었다. 회수권이 팔릴 때마다 장부에는 실제 돈이 생겼다. 파텔의 미수에너지 임시항목이 새로운 웜홀 통로와 도시를 건설했다. 그는 자신의 회계처리개정안을 폐지하려 했다. 그런데 폐지하면 기업과 정부가 동시에 파산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처음에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도를 만들었고, 나중에는 경제를 죽이지 않기 위해 없앨 수 없었다. 파텔은 은퇴식에서 자신이 만든 임시항목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산이라면 언젠가 소유자에게 돌아와야 하고, 돌아오지 않는다면 장부는 미래에 거짓말을 맡긴 것이라고 했다. 청중은 박수를 쳤다. 그의 연설 뒤 미수에너지 가격은 올랐다. 창시자가 회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